- 영령전승이문 ~암굴왕 에드몽 당테스~는 칼데아 에이스 1권에 부록으로 수록된 드라마 CD입니다. 비밀번호를 걸어두지는 않았으나 해당 책을 구매한 다음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 지금까지 그 남자의 이름을 타란튤라라고 알고 있었으나 책을 보니 타란튤라 'タランチュラ'가 아닌 타란텔라 'タランテラ'였습니다. 따라서 타란텔라로 번역했습니다. 콘체타가 에드몽을 부르는 호칭인 'おじ様'는 도무지 대입할 단어가 없어 '백작님'으로 번역했습니다. 추가로 로아가 말한 '로드 스루빈'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연락해 주세요. 모든 뱀파이어물을 뒤졌는데도 안 나오더군요….
트랙 1
[파리아 신부] (감옥과 샤토 디프. 이 세상의 지옥이라 불린 그 감옥에서 나와 만난 한 명의 남자가 있다. 그는 청년이자 신을 믿는 무고한 자이면서 행복한 내일을 약속한 유망한 마르세유의 뱃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어느 순간, 그는 음모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았다. 1815년 2월 28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식에서 체포된 것이다. 전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반역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쓰고 청년은 마르세유의 먼바다에 있는 감옥에 수감되었다. 살아서 나올 수 없다고 알려진 지옥, 샤토 디프에.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사랑하는 아버지도, 약혼자도, 긍지도, 내일도, 모든 것을. 무명한 어둠이 그의 정신을 가득 채운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희망 없는 암굴 한가운데에서 그는 번민하고 괴로워했다. 이윽고 5년이 지났을 무렵, 그는 나와 만났다. 1811년 이후, 대략 10년간 감옥에 매여있는 성직자이자 지금은 죄수 27호라 불리는 나, 파리아와. 나는 이 청년을 말려들게 한 음모를 알아차렸다. 오오, 운명이여. 나는 싸움에서 패배해 이 땅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는 어떤가. 지금도 저항하는 것밖에 모른다. 그는, 그래. 정말이지 무고했다. 5년의 암흑을 겪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타인을 증오하지 않는 선량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나의 말은 어쩌면 그의 어두운 복수심의 불꽃을 피우게 한 것은 아닐까. 어찌 되었든, 나는 내 생애 마지막에 만난 이 성실한 청년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정했다. 나이를 먹은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에게 그리하듯이. 우선 지식. 5000권의 특별한 장서 중 150권에 기록된 지식. 모든 인류의 지혜를 집약한 것과 같은 세상의 진실. 그리고 그 섬에 숨겨진 보물. 모든 것,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긴다.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포기하지 마라. 만약 궁지에 몰리게 되더라도 절대 혼만큼은 절망해서는 안 된다. 부디 너만큼은 샤토 디프에서, 이 암흑의 절망에서 도망치는 거다. 나의 아들, 에드몽 당테스. 몽테크리스토, 몽테크리스토를 잊지 마라.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절대 막대한 재보뿐만이 아니다. 희망해라, 나의 아들. 목숨을 믿고 그저 희망해라.)
트랙 2
[콘체타] (1837년 10월 모일, 비. 에드몽 당테스. 아니, 나의 주인,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의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었다. 복수의 무대는 파리. 하지만 이곳은 파리가 아니다. 어느 저택에서 백작과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한다. 이것은, 그래. 또 하나의 복수극이다.)
[브라가 신부]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군, 오늘 밤의 비는. 기슭의 마을을 지나온 이후부터 계속 내리고 있어.
[콘체타]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안젤로 브라가 신부.
[브라가 신부]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계신가?
[콘체타] 네. 부디 이쪽으로.
[에데] 손님이 오신 모양이네요. 백작님. 좋지 않은 일이,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 브라가라는 분을 저택에 초대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은.
[에드몽] 아아. 너의 눈은 운명마저 꿰뚫어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군. 나는 운명에 굴복하는 남자가 아니다.
[에데] 백작님.
[에드몽] 사라져라, 에데. 너와 만나는 것은 아직 지금이 아니다.
[에드몽] 콘체타인가.
[콘체타] 네. 안젤로 브라가 신부가 오셨습니다.
[에드몽] 기다려라. 시가에 불을 붙인 참이다.
[콘체타] 네. …백작. 누군가와 대화하고 계셨습니까?
[에드몽] 아니. 그저 환영이다.
트랙 3
[에드몽] 기다리게 했나. 브라가 신부.
[브라가 신부] 아니.
[에드몽] 그거 다행이군.
[콘체타] 신부님. 와인을 한 잔 더.
[브라가 신부] 고맙군.
[에드몽] 콘체타. 잠시 물러가라. 오늘 밤의 저녁은 나와 브라가 신부 둘이서 보내도록 하지.
[콘체타] 알겠습니다. 알리에게도 그렇게 말해두겠습니다.
[브라가 신부] 계속해서 요리가 나오니 뭔가 했다만, 밀담이란 말인가.
[에드몽] 무례를 용서해줬으면 하는군.
[브라가 신부] 그렇군. 소문이 자자한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음모가 취향인 것으로 보이는군.
[에드몽] 하, 농담을. 나는 보잘것없는 시골 귀족. 사교계에도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
[브라가 신부] 흠.
[에드몽] 그 증거로 행차해주신 이 별장도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숲의 기슭. 직접 교회에 기부하겠노라 의사 표현을 했음에도 나는 이렇게 틀어박힌 채로 있지.
[브라가 신부] 교황과의 접촉을 꾀했다고 들었다만?
[에드몽]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브라가 신부] 오스만의 황제와 만났다는 것도 그저 소문일 뿐인가?
[에드몽] 역시 귀가 밝군.
[브라가 신부] 숨기는 것은 그만두지 않겠나, 서로. 경계는 불필요하다. 아까부터 그쪽은 요리를 입에 대지 않는 모양이다만, 모처럼 차린 푸아송과 비앙드도 식어버리잖나.
[에드몽] 소식하는 편이라서 말이지.
[브라가 신부] 잘도 말하는군. …흠, 대구인가. 나쁘지 않아.
[에드몽] 내가 낚아올린 것이다. 마음에 들었나?
[브라가 신부] 무척이나. 하지만 나도 다망한 몸. 언제까지고 토스카나의 대구를 맛보고 있을 수는 없지. 본제로 들어가지. 우리들의 교회에 접촉했겠다? 백작.
[에드몽] 하! 교황 성하와는 이제 막──
[브라가 신부] 틀려! '우리들의 교회'다. 모른다고는 말하지 않겠지. 네놈은 명백히 우리들의 앞에 나타났다. 돈으로 작위를 산 해적 주제에. 그 이름, 그저 우연인가 한 번은 의심했다만.
[에드몽] 무슨 이야기인지 나는──
[브라가 신부] 우리들은 찾고 있다.
[에드몽] 무엇을.
[브라가 신부] 몽테크리스토 백작. 네놈의 이름 그 자체인 섬. 몽테크리스토 섬에 숨겨져 있던 비보다.
[에드몽] 비보(秘宝)…. 그것은 재보(財寶)가 아니라?
[브라가 신부] 부르는 방법 따윈 뭐든 상관 없어. 실례. 네놈, 갖고 있지?
[에드몽] 가령, 가령 그 비보라는 것을 내가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왜 교회가 그것을 원하는 거지? 교회는 일반적으로 신에게 기도를──
[브라가 신부] 신의 이름으로 우리들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모아왔다. '제8비적회'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나?
[에드몽] 글쎄.
[에드몽] (제8비적회. 이 8년 동안 뒷세계에 연결된 나라고 해도 그 조직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몽테크리스토 섬의 무한한 재보를 얻고, 세계 구석구석까지 손이 닿을 정도의 막대한 부를 얻고 나서도 손끝 하나 닿지 않는 어둠이 존재하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프 성에서 파리아 신부에게 받은 지식 중에 있었던 불가해한 정보, 숨겨진 신비, 마술의 유례. 또는, 그 일부분에 닿는 것인가?)
[브라가 신부] 성당 교회. 그곳과 연결된 것이다. …라고 하면 조금은 알겠나?
[에드몽] 하하! 아아…. 겨우 아는 이름이 나와주었군. 그래, 나(私)는. 나(俺)는 그 이름을 알고 있다.
[브라가 신부] 호오.
[에드몽]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 이름과, 그것과 얽힌 한 명의 경건하고 성실한 인물에 대해서다.
[브라가 신부] 흥미롭군. 그 인물의 이름은──
[에드몽] 파리아 신부! 세상과 사람들이 영원히 사랑받고 구원받아야 할 것이라 진심으로 믿고 있었던 고결한 분. 보편적인 의미를 소유한 일대 종교, 그 암부, 뒷면에 있는 거대하고 사악한 의지를 거스르고 그 때문에 감옥탑에 수감된 성스러운 사람!
[브라가 신부] 하하…. 성스럽다고 나오는가.
[에드몽] 내게 있어서는 큰 은혜를 입은 스승. 또는 두 번째 아버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브라가 신부] 꽤나 심취하셨군. 어리석은 반역자 따위에게 교육받는다면 일그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닌가.
[에드몽] 반역, 반역인가! 그래, 파리아 신부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살아가는 법을, 싸우는 법을, 용서받을 수 없는 악역을 쳐서 없애버리는 법도!
[브라가 신부] 하하하하…. 악역인가. 하지만 이상한 걸 말하는군. 그 신부님은 이탈리아 통일을 계획한 중대범. 지옥으로 유명한 샤토 디프에 수감되었을 터인데?
[에드몽] 그렇고 말고. 나는 샤토 디프에서 그의 가르침을 배운 거다. 그의 지식을, 그의 목숨을 이어서 나는 여기에 있다.
[브라가 신부] 이런, 이런. 자신이 직접 고백할 줄이야. 그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석방이 없는 감옥탑의 탈옥자라고. 이건 문제다. 아주 큰 문제고 말고. 내가 교회로 돌아가 이 사실을 입 밖으로 낸다면 순식간에 네 녀석은 재산과 지위 모든 것을──
[에드몽] 아니! 너를 살려서 돌려보낼 것 같은가. 안젤로 브라가. 너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를 찾아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건 틀려. 나다. 내가 너라는 먹잇감을 이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브라가 신부] 음.
[에드몽] 파리아 신부를 계략에 빠뜨린 삼현인. 너는, 그 중 하나로군?
[브라가 신부] 그렇다고 한다면?
[에드몽] 이미 나의 나이프는 닿아있다.
[브라가 신부] 호오.
[에드몽] 네가 입에 댄 물, 요리. 그 모든 것에는 어떤 종류의 약물이 들어가 있다. 오래 된 인도의 기술과 최신 화학으로 만들어진 진짜 독약이다.
[브라가 신부] 독….
[에드몽] 고전적인 수지만 효과는 크지. 소량이라면 가사 상태로 만들 뿐이지만 네게는 치사량을 주었다!
[브라가 신부] 이 나에게 독을 먹인 건가.
[에드몽] 그렇다! 자, 마지막 말로 무엇을 고하겠나!
[브라가 신부] 가소롭군.
[에드몽] (확실히 이 손으로 치사량을 조합했을 터다. 틀림없어. 그런데 어째서 이 남자는 서서 걷고 있지?)
[브라가 신부] 우리들은 특수한 훈련을 하고 있어서 말이지. 그렇다면 실력 행사로 가지.
[에드몽] (뭐지? 성서?)
[브라가 신부] 성서의 페이지다.
[에드몽] (금속…. 팔찌?)
[브라가 신부] 이렇게 해서 쓰지.
[에드몽] (파고드는 게 빨라! 내가 피하는 속도에 맞춰 따라오고 있어!)
[브라가 신부] 죽이진 않아. 이런, 늑골 몇 개 정도라고 생각했다만 내장까지 부숴지고 만 건가. 뭘, 바로 치료하면 목숨은 살겠지.
[에드몽] (거리를 두지 않으면…! 같은 것에 당하면 더는 못 버텨!)
[브라가 신부] 내 주먹은 신으로 변하는 일격. 그 아픔, 그 입술에서 넘쳐흐르는 선혈은 죄의 무거움인 것을 알라!
[에드몽] 이…. 자식…! 죽어!
[브라가 신부] 아깝군.
[에드몽] (회전식 권총의 탄환이 브라가의 가슴을 꿰뚫지 못했어! 막혔다…! 둔하고 빛나는 팔찌에 의해서!)
[브라가 신부] 조준이 너무 좋구만.
[에드몽] 괴물 자식!
[브라가 신부] 무섭군, 무서워. 아무래도 명중하면 다소 먹히니까 말이지. 다음이다. 아픔으로 전의가 약해지지 않는다면 그 사지가 끊어지기 직전까지 할 뿐이다.
[에드몽] (검인가. 대단한 기량이다. 팔찌 다음으로 손안에서 긴 칼날을 네 개나 만들어냈다. 아니면 이것이 파리아 신부가 말했던 신비라는 것인가.)
[브라가 신부] 흑건이라고 하지. 인간에게 쓰는 것은 아니지만. 피했나. 신국의 체술인가 아니면 인도 언저리의…. 뭐, 됐어. 지근거리에서 관통할 뿐이다. 잡았다, 백작!
[에드몽] 하하하하! 잡은 것은! 이쪽이다. 콘체타!
[에드몽] (비장의 수법, 지하에 묻은 폭약이 작렬했다! 브라가 신부가 서있던 장소가 불길과 함께 날아갔다. 저택이 무너지고 불꽃이 흩날린다. 불길이 빠르다. 더 이상 여기는 쓸 수 없겠군. 신경 쓸 것 같은가. 나는 내 복수를 달성하는 것보다 먼저 파리아 신부를 계략에 빠뜨린 놈들을 죽여버리겠다.)
[브라가 신부] 바보, 같은. 폭약이라고. 같이 죽을 작정이었을 줄은…!
[에드몽] 악운에는 조금 자신이 있어서 말이지.
[브라가 신부] 신에게 저주 받으라…!
[에드몽] 닥쳐라. 네 칼날이다. 돌려주지. …호오. 괴물도 심장은 하나인가. 우선, 한 명.
트랙 4
[콘체타] (1837년 10월 모일. 이렇게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의한 또 하나의 복수는 막을 올렸다. 파리아 신부를 계략에 빠뜨린 세 명의 남자, 삼현인. 백작은 나머지 둘에게 복수의 엄니를 꽂기 위해 로마로 장소를 옮기는 것이었다.)
[에드몽] 콘체타. 거기에 있지?
[콘체타] 네.
[에드몽] 모처럼의 오페라다. 가르니에 궁 정도는 되지 않겠으나, 너도 즐겨라.
[콘체타] 네. …아뇨, 백작. 저는 당신의 종자. 곁에서 대기할 뿐입니다.
[에드몽] 종자가 셰익스피어를 즐겨선 안 된다는 도리는 없을 거다.
[콘체타] 농을 다 하십니다.
[에드몽] 노래는 싫어하나?
[콘체타] 아뇨.
[에드몽] 그래. 너는 자주 웃고, 자주 노래하는 여자애였다.
[콘체타] …옛날 이야기입니다.
[에드몽] 추기경과의 파이프를 이어라.
[콘체타] 네.
[에드몽] 수단은 묻지 않겠다. 언제나처럼 뒤에서…. 아니, 그렇군. 최대한 눈에 띄는 방법이 좋다. 1년마다 수백만 프랑을 자유롭게 다루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그 추기경 각하와 만나뵙고 싶다고 말이지.
[콘체타] 이름을 겉으로 드러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에드몽] 상관없다. 파리에서의 활동을 위한 포석도 되겠지. 슬슬 뱃사람 신드바드 이외의 이름도 높혀두지. 무엇보다 삼현인의 한 명인 추기경은 권력욕이 왕성한 인물이다.
[콘체타] 낚아올리는 것입니까.
[에드몽] 돈은 있으면 있을수록 원하게 되잖나?
[콘체타] 그렇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조반니에게 분부해서 톰슨 앤 프렌치 상회를 사용하겠습니다.
[에드몽] 아아. 콘체타.
[콘체타] 네.
[에드몽] 너는 생각하고 있겠지. 왜 내가 본래의 복수를 우선하지 않는 것인가, 라고.
[콘체타] 아, 아뇨. 그것은.
[에드몽] 견뎌라, 콘체타. 나의, 그리고 너와 너의 사촌 조반니 베르투치오의 복수는 아직인 거다. 나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콘체타] 모렐 씨의 가족을 구했을 때처럼 말이군요.
[에드몽] 그래. 완전한 한 마리의 복수귀가 되기 위해서. 파리아 신부의 원통함을 푸는 것도 그 일환인 것이다.
[콘체타] 네. 부디 무리는 하지 마십시오. 아직 당신의 상처는 낫지 않았습니다.
[에드몽] 상처 따위는──
[콘체타] 칼로 베인 상처도, 화상도, 완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에드몽] 걱정하지 마라. 아픔은 없다.
[콘체타] …네.
트랙 5
[콘체타] (그것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고 있었다. 시작은 백작이 유럽 전토를 추격하듯 만든, 거미와도 같은 정보망의 일부를 담당한 정보상의 죽음. 사촌 조반니의 연락에서는 정보상이 도적, 또는 해적에게 보복을 받은 것 같다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아니었다. 아니었던 거다. 처참하기 짝이 없는 수법은 확실한 무법의 것. 뒷세계의 수법처럼 보였지만 일선을 넘고 있었다. 그리고….)
[??] 기다리셨습니다. 이런, 그렇게 기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다음은 당신의 차례입니다. 그럼, '성당교회'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알고 계십니까? 모른다고요? 그럼 '제8비적회'는? 이런, 당신은 모르시는군요. 세례, 성체, 결혼, 정계, 헌신, 고해라는 것들을. 일곱 개가 되지 않는 축복인 제8의 것. 세상에 흩어진 성유물을 수습하는 조직입니다만. 저도 조직의 일원입니다. 아뇨, 설마 이곳에, 아무리 그래도 당신의 저택에 성해포나 성정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말입니다. 성유물을 은닉해서 사유화하는 이단자가 있어서요. 그런 부덕한 자에게 감화된 남자가 뭐어…. 우리에게 엄니를 돌린 모양이거든요. 추기경에게까지 손을 댈 줄이야. 그래서, 네. 어쩔 수 없이. 저도 본의는 아닙니다. 그건 부디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원래라면 저희는 마술협회보다도 빨리, 많이, 신비의 구현인 성유물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되는데도. 마술협회는 알고 계신지요? 영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조직입니다만. …네? 뭐라고요? 제 손이 신경 쓰이십니까. 아하하. 죄송합니다. 깔끔하게 씻을 시간이 아까워서. 그렇게 눈을 크게 뜨지 않으셔도. 네. 이건 피예요. 당신 따님의 피다. 아니면 아내분이었을까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도 같은 최후를 맞게 됩니다. 아, 신을 원망해서는 안 됩니다? 무리는 아닌 일이긴 합니다만. 뭐, 이것도 자비의 일종이기는 하겠지.
[콘체타] (그리고 제2의 희생. 관계가 없어 보이게 꾸며 설립한 스페인의 투자회사 임원과 그의 아내, 5살 된 딸이 참살당했다. 임원 남성은 저택 의자에 묶인 상태로 눈을 크게 뜬 채 절명했다고 한다. 연쇄살인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던 것은 우리들뿐이겠지. 관헌은 국경을 넘어 발생한 이 살인들에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희생은 더 이어졌다. 백작의 예전 은인, 모렐 씨 일가에게까지. 적은 여자도, 아이도, 노인도 죽이고 돌아다녔다. 괴롭기 짝이 없는, 이상할 정도의 역겨움으로 시체를 훼손하면서. 그중에는 한 방울의 혈액도 남기지 않은 시체도 있다고 한다.)
트랙 6
[에드몽] 틀림없다. 삼현인의 남은 한 명, 추기경이 아닌 또 다른 한 명이 한 짓이다.
[콘체타] 백작.
[에드몽] 이름도 확실하지 않은 살인자! 녀석은 내가 던진 거미줄을 잘도 물어뜯은 거다! …그래. 그물은 아무리 물러나도 확실하게 녀석에게 걸렸다. 녀석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던 거겠지. 하지만 이 정도의 희생일 줄이야. 타란텔라, 였나.
[콘체타] 네. 살인자가 남긴 스펠링을 이어붙이면 그렇게 읽힙니다.
[에드몽] 희생자의 시체에서 하나씩 꺼낸 내장으로 만든 메세지라니. 과연. 이것이 성당교회의 수법인가. 혹은 이 타란텔라라는 놈이 미친 것인가. 복수인가? 안젤로 브라가라는 동지를 잃었기 때문에…. 또는 놀고 있는 것인가? 사람의 목숨으로.
[콘체타] 백작.
[에드몽] 뭐든 간에 나에게는 먹혔다고. 나는 매우 분노하고 있다! 타란텔라, 네 녀석의 행위에, 그리고 나의 무력함에! 그렇다면, 그렇다면 봐주지 않겠다!
[콘체타] 백작! 비약을 그렇게 대량으로 삼키면…!
[에드몽] 말하지 마라, 콘체타! 나는, 내 복수를 위해 죽어간 자들을 애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은 피로만 달성할 수 있겠지.
[콘체타] 하지만…!
[에드몽] 잃어버린 목숨들에게 내 목숨을 바치겠다. 나를 넘는 악랄함을 가지고 덤벼드는 적이여. 반드시 죽여주마. 채비해라, 콘체타. 권토중래다!
[콘체타] …삼가 받들겠습니다.
[콘체타] (그리고 역습이 시작된다. 정보망이나 일가를 습격한 이상 타란텔라가 이미 이곳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백작은 그렇다면 자진해서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사교계와 뒷세계에 정보라는 먹이를 뿌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수수께끼의 인물. 막대한 자산을 소유해 재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진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대대적으로 손님을 초빙하여 파티를 벌인다고. 먹이를 뿌리고 함정을 설치했다. 안젤로 브라가 신부 때와 똑같이 백작은 살인자를 꾀어들인다. 사냥터로 정한 곳은 로마, 빌라 메디치. 옛 메디치 가문으로 알려진 대저택. 한때 왕사를 통솔한 일족이 남긴 그것을 백작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일시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었다. 준비는 만반. 남은 것은 적이 어떻게 나오는가. 백작님. 부디, 부디 무사하시길.)
트랙 7
[에데] 백작님. 들어주세요. 이것은 너무나 위험합니다.
[에드몽] 에데.
[에데] 살아주세요, 백작님. 분명 파리아 신부도 그것을 바랄 것입니다.
[에드몽] 죽은 자의 마음은 이제 와서 아무도 알 수 없다. 나는 그저 나의 수심을 없앨 뿐이다.
[에데] 당신의 수심을 내가 치유할 수 있었더라면 좋을 텐데.
[에드몽] 어쩌면 그런 길도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사라져라, 에데. 나의 환영. 은원의 저편에서 나를 기다리도록 해라.
[에데] 백작님.
[타란텔라] 빌라 메디치라니 이건 또, 우아한 장소를 고르셨군요. 분명 여기는 프랑스 아카데미의 소유였을 터입니다만. 게다가 저 이외의 방문객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성당교회, 제8비적회──
[에드몽] 타란텔라인가.
[타란텔라] …그렇게 이름을 대고 있습니다. 그 백발, 당신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임이 틀림없겠군요.
[에드몽] 크하하! 괴이한 남자다. 정말로 혼자 올 줄이야.
[타란텔라] 무리 짓는 것에 의미는 없습니다. 당신도 혼자이지 않습니까.
[에드몽] 확실히 그렇군.
[타란텔라] 브라가의 힘을 목격했음에도 당신은 그렇게 하는군요. 아, 그 파리아 신부와 마찬가지로 당신은 어리석은 듯해.
[에드몽] 파리아 신부를, 그 옳은 분을 폄하하는 건가? 네 녀석은!
[타란텔라] 견해의 차이네요. 파리아 신부는 성당교회를 거역하고 말았다. 널리 세상의 중생을 구원한다, 등으로.
[에드몽] 교리에 반하지는 않았다.
[타란텔라] 아뇨.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아는 교회입니다. 우리들은 다릅니다. 그렇기에 그 신부는 이 세상의 지옥, 샤토 디프에 떨어졌다.
[에드몽] 엄청난 이단이란 뜻인가.
[타란텔라] 네. 파리아 신부는 참으로──
[에드몽] 바보 같은 녀석! 네놈들이다. 네놈들이야말로 진정한 이단이다! 예언자의 말도! 구세주의 말도! 네놈들에게는 닿지 않는다! 피에 젖은 살인자!
[타란텔라] 이런, 이런. 이성적인 대화를 하고자 했습니다만, 이래서야 이루어질 수도 없겠군요.
[에드몽] 그렇고 말고! 아무리 네놈이 브라가와 동류인 괴물일지라 하더라도!
[에드몽] (숨겨둔 함정! 바닥이 무너져 지하에 숨겨둔 강철의 창 세 개가 타란텔라를 덮친다!)
[타란텔라] 이건, 창입니까. 잘도 제가 서있는 위치를 예측하셨군요.
[에드몽] 수학이다. 수는 모든 것의 근본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교단 언저리가 말했다고 하더군.
[타란텔라] 박식하시네요.
[에드몽] 파리아 신부에게 받은 지식 중 극히 일부이고 말고. 거기에 더!
[에드몽] (제2의 함정! 아프리카 대륙의 맹수조차 완벽하게 구속하는 철의 쇠사슬이 타란텔라의 전신을 휘감는다!)
[타란텔라] 이건 또, 공들이셨군요.
[에드몽] 이걸로 끝날 거라 생각하지 마라!
[타란텔라] 네, 그러니까 세 번째는 사양하도록 하죠. 쇠사슬, 떼어냈습니다.
[에드몽] 잡아 뜯었는가! 콩고의 고릴라도 구속하는 쇠사슬을!
[타란텔라] 마운틴 고릴라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 것은 처음이네요.
[에드몽] (회전식 권총! 목표를 놓치지 않고 타란텔라의 미간에 탄환을 때려박았다!)
[에드몽] 크하하! 자신의 괴물성을 과신했구나! 타란텔라! 네가 얼마나 초인적인 육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생명 활동마저──
[타란텔라] 네? 아, 꽂혀있는 창도 슬슬 방해되네요. 물론, 상처도 막힙니다. 아, 그거입니다, 그거! 좋은 표정을 지어주시네요. 당신과 연관된 탓에 목숨을 잃은 그들도 모두 그런 표정을 했습니다.
[에드몽] 괴물 자식! 창도, 철의 쇠사슬도, 두개골을 쪼갠 일격도 네 녀석에는 통하지 않는가. 어차피 독도 통하지 않겠지!
[타란텔라] 실험해 보시렵니까?
[에드몽] 이미 창에 도포해뒀다!
[타란텔라] 그건 참 유감이네요. 제게는 효과를 주지 못하거든요.
[에드몽] 지옥에 떨어져라, 괴물!
[타란텔라] 하하하하. 그럼, 일단 제가 나설 순번인 것으로. 트루에노!
[에드몽] (뭐지? 뭐가 일어났지? 섬광. 눈부신 흰 빛이 시야를 가득 채운 찰나, 나의 육체가 타버렸다. 직후에는 양무릎을 꿇고 있었다. 마치 기도를 올리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처럼.)
[타란텔라] 뇌전의 맛은 어떠십니까? 죽이지 않을 정도로 위력을 억누르는 것은 사실 귀찮습니다만. 듣고 계십니까? 아직 죽으시면 안 됩니다. 당신에게는 들어야만 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에드몽] 너희….
[타란텔라] 네?
[에드몽] 너희들은…. 모두, 괴물인 건가? 성당…교회….
[타란텔라] 아뇨. 성당교회에 속하는 인간 모두가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추기경…. 그는 평범한 인간입니다. 당신처럼 가냘픈 존재다. 정말로 약하고 아픔에도 약하지. 그 남자는 저와 브라가 같은 대행자조차 아닙니다.
[에드몽] 대…행…자….
[타란텔라] 대행자. 음, 역시 모르시는군요.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성당교회의 규칙에 존재할 리 없는 것을 처형하는 이단심문관.
[에드몽] 이단…심문….
[타란텔라] 높은 곳에 계신 분이 지상에 두신 대행자입니다. 아, 몇 해 전에 종료한 스페인의 그것과는 다릅니다만.
[에드몽] 신의…. 대신이라고…!
[에드몽] (분노가 나를 밀어붙여 움직이게 한다. 신속히 일어서면서 외투를 뒤집어 적의 시야를 빼앗는다. 뽑아든 칼로 타격을 준다!)
[에드몽] 그렇군. 심장을 관통해도….
[타란텔라] 네. 죽지 않습니다.
[에드몽] 터무니없구나, 네놈은!
[타란텔라] 뭐, 저는 그저 대행자인 것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 육체를 순차적으로 재생하는 대행자 같은 건 별로 없으니까요. 자, 슬슬 말해주실까요. 그 어리석은 자, 반역자, 파리아가 남긴 비보를 어디에 숨기셨나요?
[에드몽] …하!
[타란텔라] 어디에, 숨기셨습니까? 트루에노! 아무리 제가 손대중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고집을 부리시면 죽을 겁니다, 당신. 죽는 것은 질문에 대답한 뒤가 되어야겠죠.
[에드몽] …하하.
[타란텔라] 응?
[에드몽] 비보…. 비보라고…? 네 녀석도 브라가도 대단한 얼간이다. 그런 것은…. 없어!
[타란텔라] 그렇군요.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아픔에 대해서도, 자신의 육체의 파괴에 대해서도. 흔치 않은 인간이다. 감옥탑에서 보낸 시간이 그 정신을 초인으로 바꾼 것이겠죠. 그러니까, 그렇네요. 생각나게 해드리죠. 아픔을. 당신의 소유물을 파괴하겠습니다. 그 뒤에 다시 질문하도록 하죠.
[에드몽] 기다려!
[타란텔라] 그럼 나중에 다시.
[에드몽] 기다려, 기다려! 타란텔라! 기다려!
[에드몽] (그렇게 나는 빌라 메디치에 혼자 남겨졌다. 무력하게도 피에 엎드려서. 폭약을 여기에 설치했어야 했다. 콘체타나 알리의 탄원을 받아들여서 함정을 쇠사슬과 창만 남긴 것이 실패였나. 나의, 실패다. 나의 패배다. 나의…!)
[에드몽] 네놈…! 네놈…! 네놈…!
[에데] 백작님.
[에드몽] 에데! 나에게 힘을! 분노를, 이 안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분노의 불꽃과도 같은 암흑에게! 힘을!
[에데] 백작님.
[에드몽] 에데! 나는…!
[에데] 백작님. 이미 당신은, 그 몸 안에….
트랙 8
[콘체타] (백작이 돌아오지 않는다. 연락도 없다. 나는 설마하는 사태를 예감하고 있었다. 백작은 함께 타란텔라를 치자는 나와 알리의 의견을 거절했다. 알리를 파리에 보낸 나는 이렇게 백작의 고급 여관 방에서 대기하고 있다.)
[콘체타] 백작…. 부디 무사히 귀환하시길…. 당신에게는 아직, 진정으로 해야 할 복수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콘체타] …네.
[타란텔라] 실례. 이곳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방이라고 들어서요.
[콘체타] 누구시죠.
[타란텔라] 문을 열어주실 수 없으십니까.
[콘체타]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분부 받았기에.
[타란텔라] 그렇습니까. 그럼, 힘으로. 스페인 광장 가까이 있는 호텔이라니 제법 취미가 좋아. 좋은 저녁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아가씨? 이런. 거친 환영이군요. 그래, 그 표정입니다! 백작보다 훨씬 좋은 표정을 지어주시는군요.
[콘체타] (누구냐. 키가 큰 남자. 죽지 않아! 심장을 탄환으로 꿰뚫었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으로 들어왔어! 탄환은 통하지 않는다. 한순간 그렇게 판단했다. 그렇다면, 하고 나는 움직인다. 사촌만큼은 아니더라도 나 또한 코르시카의 뒷세계를 살아온 여자. 탄환을 맞아도 날뛰는 아편 중독자를 떠올리며 나이프를 뽑고 적에게 다가간다! 적은 죽인다. 탄환에 잠시 버틴다고 해도 목을!)
[타란텔라] 경동맥을 일격에. 백작만큼은 아니지만 당신도 제법 싸우시는군요. 하지만 슬프네요.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콘체타] 윽! 죽어!
[타란텔라] 흠. 정확하게 급소를 찌르는군. 이 얼마나 용감한 여성인가요.
[콘체타] 뭐냐! 네 녀석. 어째서, 죽지 않지?!
[타란텔라] 실례. 주인이 주인이면 종자도 종자인가. 대단한 담력이네요.
[콘체타] 놔…!
[타란텔라] 놓지 않을 겁니다. 그렇네요. 다소 노는 것도 괜찮겠죠.
[콘체타] (1837년 10월 모일, 심야. 내가 아는 백작의 이야기는 유감스럽게도 여기서 막을 내린다. 과연 백작은 이 괴물…. 뽑아든 새하얀 엄니를 내 목에 찔러넣은 남자에게 이겼을까. 백작은 그 후 파리에서 복수를 달성했을까. 나는 모른다. 내 목숨이 끝나간다. 백작님. 코르시카에서 아직 어렸던 나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주셨던 에드몽 당테스 님. 부디 당신의 진심 어린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이여. 높은 곳에 계신 분이시여. 부디 그에게, 혼의 안녕을…. 백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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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텔라] 아…. 좋은, 목숨입니다. 당신은 구석구석까지 녹아버릴 정도로 달아. 늦은 도착이네요, 백작.
[에드몽] (타란텔라가 뒤돌아본다. 녀석은 호텔의 방 중앙에서 콘체타를 뒤에서 껴안고 있었다. 전신에 오싹한 소름이 끼친다. 녀석은 무엇을 했지? 어째서 녀석의 긴 이빨이 진홍색으로 물들어 있지? 어째서 콘체타는 움직이지 않지? 어째서 콘체타의 피부는 창백해졌지?)
[에드몽]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 네 녀석…!
[에드몽] (내 눈앞에서 녀석은 콘체타의 목구멍 안쪽에 이빨을 박아세웠다. 흘러넘치는 피를 꿀꺽 삼킨다.)
[에드몽] 흡혈귀…. 뱀파이어!
[타란텔라] 호오. 가지각색의 소설 따위를 읽으시는 겁니까.
[에드몽] 콘체타….
[타란텔라] 로드 스루빈이었나요. 그건 제법 좋은 묘사였습니다. 하지만 아뇨, 틀립니다. 나는 그것들과는 달라. 후후…. 불굴의 복수자. 몽테크리스토 백작. 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아도 이렇게 똑바로 나를 응시하는 당신에게는 특별히 알려드리죠. 나의 진정한 이름은, '미하일 로아 발담용'이라고 한다.
[에드몽] 미하일…. 로아…!
[로아] 너희들을 먹어치우는 자다. 인간.
[파리아 신부] (세계의 뒷면. 때로는 현실을 조각내어 숨기는 신비. 있을 수 없는 마술의 영역. 한층 더 깊은 그 안쪽에 어둠이 있다. 죽음인 것, 흡혈종. 그대의 이름은 사도. 나는 타란텔라의 배후에 있는 자의 정체를, 아니, 타란텔라라고 하는 대행자의 얼굴을 뒤집어쓴 어둠의 정체를 네게 전하지 못했다. 에드몽.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입을 닫았다. 녀석이 건 저주 때문에. 적어도 신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성당교회와 선을 표방하는 조직 안에서 녀석이야말로 악의 교주다. 미하일 로아 발담용. 그것은 두려울 정도로 초자연적인 존재. 영혼의 전이를 증명한 너무나도 빨랐던 천재. 수 세기에 이르러 육체를 갈아탄 전생자이며 세상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 활동하는 탐구자이다. 신이 아닌 몸으로 사람을 아득히 초월하여 만물을 바라는 남자. 교회도 자신의 도구 중 하나로 조종하여 쓰고 버리려 하는 불손한 자. 인류의 지혜는 그저 한 마디로 집약될 터인데도 그것은 더한 것을 바라고 있다. 그래, 제8비적회가 입수한 다수의 신비마저도 녀석은 지식의 양식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을 구원하지 않고, 세상을 구원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욕의 기초를 불려나가는 악한 현상이기까지 하다. 필시 수많은 천운을 얻었으면서도 단 하나의 만남이라는 기적을 얻지 못한 것이겠지. 자신의 길을 바꾸는 운명과 만나지 못한 것이다. 에고의 괴물.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것을 맡긴다. 에드몽. 암흑의 비보, 성당교회에게서 숨긴 신비의 오의 여러 개. 언젠가 사람의 내일을 밝힐 빛. 그 조각을 빼앗아 교회를 거역하여 숨겨왔다. 그것을 네게 맡긴다. 나의 아들, 에드몽 당테스. 네가 언젠가 인간이 아닌 마성과 만나 패배하려는 순간에 분명 도움이 되겠지. 이것이야말로 몽테크리스토. 구세주의 산의 비보. 암굴의 깊은 곳에 숨겨진 신비. 은피의 궁극이자 죽음의 왕으로서 사람을 새로이 만드는 14의 돌. 사람이 소유할 수 있을 리 없는 환상의 매장. 첫 번째는 지식, 두 번째는 재보, 그리고 이 세 번째가 내가 네게 맡기는 마지막이다. 아들이여.)
[에드몽] 하하…. 하하하하…! 살인귀, 대행자, 흡혈귀!
[로아] 음?
[에드몽] 알 바냐! 네가 틀림없는 흡혈귀라 하더라도 내게 있어서는 큰 차이 없다! 대신이라고 했지, 너는! 신의! 아니, 아니! 틀려! 그것은 나에게야말로 어울리는 이름이다! 미하일 로아 발담용!
[로아] 검은, 불꽃…?
[에드몽] (나의 몸을 돌연히 검은 불꽃이 뒤쫓는다. 열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이때, 이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내 힘이다. 무기다! 나의 적을 불태우는 것이다!)
[로아] 이 마력….
[에드몽] 왜냐하면! 나는 은원의 화신! 아아, 그래! 그렇고 말고! 너희들의 성전이 말하는 복수는 내게 있다!
[로아] 하하. 그것은 신의 말. 사람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지.
[에드몽] 하하! 지상에서 분노를 구현하는 것은 이 나 이외에는 없다!
[로아] 오오…. 설마 그 검은 불꽃을…. 몽테크리스토 미톨로지…! 구세주의 산에 숨겨져 있다는 전설, 신을 잃은 사람이 보는 절망, 지옥, 허무의 화염! 그렇군. 신화의 기질에 가까운 힘. 마술회로와 마술각인을 강제적으로 심는 것인가!
[에드몽] 닥쳐라!
[에드몽] (호텔의 벽이 쉽게 무너진다. 내 손에서 발생한 검은 불꽃은, 그래. 모든 것을 부수겠지. 괴물의 육체라 하더라도!)
[에드몽] 로아!
[로아] 여기에선 뭘 하기가 어렵군.
[에드몽] 놓칠 것 같으냐!
[에드몽] (로마의 밤을 도약하는 적, 로아를 쫓는다. 깊은 상처를 입었을 텐데도 내 육체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었다. 밤하늘을 비상하듯이.)
[로아] 공중전인가. 좋다.
[에드몽] (초고속의 날카로운 연속 공격. 발차기, 주먹, 발차기, 손끝, 세 번의 발차기 뒤에! 뇌격!)
[로아] 북쪽의 광장인가. 나쁘지 않아.
[에드몽] 그렇군! 사람이 없는 광장이라면 네 녀석을 불태우는 데에 주저할 필요는 없겠지!
[에드몽] (녀석을 노린 초고속 공격! 불꽃을 두른 나의 몸이 로아의 육체를 도려낸다. 한 번으로는 끝내지 않는다.)
[에드몽] 두 번, 세 번, 네 번! 재생 따위 하게 두지 않는다!
[로아] 기어오르지…. 마라! 네 개의 복음으로 그대를 성별한다.
[에드몽] (이상한 빛이 내 몸을 결박한다. 고속 동작이 강제로 정지된다. 이건…!)
[로아] 선악을 가지고 분노를 보여라!
[에드몽] (거대한 십자가의 뇌격이 나의 전신을 꿰뚫는다. 버텨라, 버텨라, 버텨라!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잡혔다. 납작한 돌에 내팽겨쳐져 충격에 전신이 저린다!)
[로아] 7대의 기술을 쓰게 될 줄이야…. 7대의 내가 습득한 기술은 유서의 오의. 거기에 4대의 내가 습득한 다중 결계. 무형의 감옥 속에서 저주 받아, 썩어 없어지도록 해라. 몽테크리스토 백작!
[에드몽] (끝날 것 같으냐. 끝날 것 같으냐!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니다! 나의 몸은 이미 복수귀! 아직 진정한 복수를 달성하지 못한 채로 무너지는 일은 결코 없다!)
[에드몽] (은원의 불꽃이여. 내 혼을 집어삼켜서 불타올라라! 내 몸 모든 것을 검은 불꽃으로 바꾸겠다!)
[로아] 결계의 안쪽에서 불꽃을! 결계를 부수는가!
[에드몽] 나의 분노! 원념! 제대로 맛보아라!
[로아] 오오…. 오오오오…! 나의 육체를 불태우는 불꽃이라니!
[에드몽]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너인가! 나인가! 어느 쪽의 혼이 타버리는 것이 먼저인가. 이 손은 절대로 놓지 않겠다! 미하일 로아 발담용!
[로아] 혼을 불태우는 불꽃이라고? 그런 것이!
[에드몽] 있고 말고! 여기에!
[로아] 타오른다…. 타오르는 것인가…! 이 내가…!
[에드몽] 크하하! 왜 그러지, 왜? 재생해라. 신의 이름으로 구세주를 흉내 내보거라!
[로아] 네 녀석…!
[에드몽] 하하, 하하, 하하하하하…!
[로아]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나는 전생자! 만일 육체가 죽더라도 무한의──
[에드몽] 아하하하하…! 절망해라. 그것이 지옥이다. 마음껏 썩어문드러져라.
트랙 10
[에드몽]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른 걸까. 정신을 차려보니 나만이 서있었다. 작은 숯덩이만 남긴 채로. 타란텔라, 로아라 말한 흡혈귀는 사라져있었다. 나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대신 육체에 박혀있었다고 생각한 것이 사라지는 감각이 있었다. 아마 그것이 몽테크리스토의 비보였던 것이겠지. 파리아 신부. 당신은 또 다시 나를 구해준 것인가. 두 번 다시 이 몸이 검은 불꽃을 발하는 일은 없겠지. 만약에, 그래. 이 몸이 그 괴물, 흡혈귀처럼 초현실적인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라도 있지는 않은 한. …자, 해야 할 일을 계속 하자. 콘체타. 바라건대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에서, 은원의 저편에서 지켜보거라. 내가 향하는 복수의 길을.)
[경비병] 멈춰라! 여기부터 이 앞의 대성당은 외부인이 발을 들여선 안 된다!
[에드몽] 호오.
[경비병] 누구냐. 신성한 장소를 모독하는 발칙한 놈! 이름을 대도록 해라!
[에드몽] 하하, 하하하하! 길을 열어라!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추기경 각하를 뵙고자 한다!
트랙 11
[에데] (그 뒤 머지않아 그 추기경은 실각했다고 합니다. 백작이 그 수에 관련됐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그의 로마에서의 복수는 끝났습니다. …아뇨, 아뇨. 이 복수는 어디까지나 파리아 신부를 위한 것.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또 하나의 복수극. 그러니까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시작되고 맙니다. 그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성실한 뱃사람으로서의 인생을 빼앗겨 한 번은 이 세상의 지옥에 떨어진 에드몽 당테스. 원념의 끝. 은원의 저편. 두려우면서도 슬픈 꽃의 수도, 파리를 무대로 한 복수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