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리얼 69
카테고리 설명
-
눈을 뜨자 어두컴컴한 의식만이 흘러들어온다. 온몸이 침체된 진흙에 붙들린 것 같다. 이미 겪어본 적 있는 일이다. 그가 말하길, 이곳은 그녀만의 폐기공. 은원. 꿈의 밑바닥에 있는 진흙. 잔혹한 현실도 버텨내던 그녀였지만 유독 꿈에는 약했다. 무의식이 돌아다니는 그곳에서 그녀는 언제나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헤매고 헤매다 겁을 집어먹고 일어나는 것이 정형화된 패턴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이 세계는 밑바닥으로 내려올수록 주인의 맥을 못 추게 했다. 하지만 이곳의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거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마치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는 것과도 같다. 왜냐하면 눈을 떴을 때, 그 앞에는 틀림없이── "또 이곳에 내려왔군. 그토록 오지 말라고 말했을 터인데."그가 있으니까. "암굴왕...
-
-
-
-
-